-24년 망년회 산행을 하기 위해 29명이 관광버스에 올라 산악회장. 동기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산대장의 한국 삼대사찰로 승보사찰인 송광사, 불보사찰인 통도사, 해인사로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관해 법보종찰인 해인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운반구가 없이 오직 사람의 등짝과 머리만으로 그 어마어마한 대장경을 강화도에서 옮긴 역사를 상상케 했다.
-내가 해인사에 온적은 장인 49제를 위해 온 적과 아들과 함께한 가족이 소리길을 걸을 때는 조리대가 많은 개울을 옆에 끼고 걸은 것 같은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주차장에 내러 소리길출발을 알리는 입구에 들어서며 한 생각으로, 난 한번 읽은 소설책을 다시 넘기기를 싫어한는 나다보니 한번 가본 길이라 호기심이 덜 할거라 생각해는데 생판 처음접하는 광경같아 호기심이 더해 힘이 덜 들것 같은 가벼운 기분으로 출발했다..
-한참 걷다보니 정자가 보이니 태희가 선비들의 강론에 청강생으로 듣은 건물의 격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건물의 최상 격인 전(대조전), 당(희정당), 각(규장각), 루(영남루), 정(흔히 말하는 정자)으로 많이 구분 한다는 소리도 해인사 소리길의 소리로 더했다.
- 우뚝선 괴암, 폭포, 계류에 탄성을 발하니 누군가 한국의 손꼽히는 계곡이며 최치원선생까지 감탄했다는 홍류계곡이 아니냐로 답해 주었다.
-누군가 해인사 소리길에는 물소리 바람소리는 있는데 새소리가 없다해 의아해하며 새소리를 찾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귀를 세우고 눈동자를 굴리며 걸으며 물소리, 바람소리, 앞뒤에서 걷는 선남선녀들의 인생사 얘기소리, 최치원 선생님의 홍류동을 읊는 풍류소리, 태희가 손과 입으로 내는 뻐꾸기 소리 등 천라만상의 소리에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느라 힘들어하는 숨소리까지들으며 걷다 보니 점심이 예약된 해인장에 도착했다.
- 버섯전골과 더덕구이에 구씨(구기자), 오 씨(오미자), 산씨(산수유) 중 구 씨가 들은 동동주와 대남이가 가져온 십 년 이상 숙성된 모과주를 걸치니 얼굴들이 홍류동의 홍을 빛나게 했다.
-점심을 먹고 해인사 사찰 탐방을 하기로 예정되어있었으나 산악회장과 동기회장의 협의로 점심은 산악회장이 내고.
동기회장이 막년행사로 라이브 카페뮤즈에서 가무의 장을 열어 나도 연초부터 시간 날 때 연습한 두곡(동행, 70 세순이생각)을 술기운에 맡겼다.
- 건강해지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게 흥이라 생각해 왔는데, 더 높은 곳에 달하기 위해 흥을 뒤로하고 해인사사찰까지 올라간 7인의 청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 모과주, 동동주, 소주, 맥주 두서없이 삼키다보니 근년 내 가장 취한 하루라 아침 출발지에 도착해 보니 도저히 운전할 수 없고 대리운전도 부를 줄 몰라 마눌님을 불렀다. 마눌님이 오는 동안 추운데 옆에 있어준 정섭이 내외가 많이 고마웠다.
- 그리고 경상도의 온 산을 1/3이상이나 재선충에 걸려 시벌건데 해인사 소나무는재선충에 걸리지 않고 푸른 것이 해인사의 법력에 의함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해인사 법력에 가까이 한 우리들 남은 24년도 잘 마무리하고 25년도엔 더욱 흥겨운 대상45회 산행인이 되기를 기원하고 이 촌놈이 좋아하는 손인호시인의 해인사 싸리비를 소개하며 맺는다. 안녕 !
가야산 해인사에서 본 싸리비
가을이 오면 이 싸리비가 낙엽들을
솨악 솨악 모으겠지
내 마음에도 커다란 싸리비 하나 만들어
잡다한 생각 나부랭이들
허튼 욕심, 바보 같은 버릇
솨악 솨악 쓸어버리고 싶다
나는 해인사에 세우겠다는
세계 최대의 청동불상보다
한 구석에 쌓아 놓은 싸리비에게나
절을 올리련다
불상이 크면 뭐 하나
차라리 큰 싸리비 하나 만들어
세상의 때를
솨악 솨악 비질이나 하지
그게 부처님 마음이 아닐까?-
하선상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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