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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취에 누워서 본 가을

꺼리셋/호작질

by 구절송 2022. 9. 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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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에 씻겨진 하늘이 높다

 

산등선에 펼쳐진 뭉게구름들이

껍데기가 거칠어가는 늙은이를 벤취에 눕히고

여유로운 바람은 생기 잃은 풀들을

잔물결로 눕히며 다가와 가을을 재촉한다.

 

늦가을에야 그려질

고추  널린 마당 위에

어지럽게 나는 고추잠자리의

앞당긴 가을 노래가 늙은이의 눈귀를 어지럽힌다

 

해가 갈수록

저녁놀이 더 고와 보이고,

당연히 올 계절의 변화까지도

가불 하고 싶은 조바심은

애쓰고

설치고

억지를 부린 대다수가

그냥 된 것임을 깨달은

늙은이의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는 노파심일까 

 

2022. 09. 15 머지않은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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