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늘상인 하품 속
흔들이는 오가피 잎 가만히 본다
순간
햇살이 불러 오는지
바람이 몰고 오는지
문득
그려지는 풍경화
한적한 야산기슭
산등선 쓰다듬던 바람
싸릿대 수수깡으로 엮은
엉성한 울타리 틈사이로 들어와
늙고 지친 툇마루에
빨간고추 이그리 저그리 각구로 뉘인다
야뇨로 깬 잠 속에
달빛으로 화장하고
고개 빳빳이 쳐들던 하얀 박꽃
새벽빛 과식해
초가지붕 끝에 매달려 버티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독대 위
탱고 왈츠 지르박 추는 고추잠자리 그림
2024.08.30. 하도 심심해서 해 본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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