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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셋/호작질

by 구절송 2024. 7. 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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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7월 13일 아들 배려로

속초가족여행 가

세심촌家서 비싼 한우로 배 채우고

영랑호리조트 20층 스타벅스서 비싼 커피로 마음 채워

넘치는 행복 한아름 안고

우리 가족 영랑호수윗길 걷는다.

"카메라 봐요 카메라

하나, 둘, 셋"

카메라 속에 보이는 시 한 편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여럿날, 여러 번 인터넷으로 영랑호수와 관련된 시를 찾아봐도 찾지 못해 마음 편하지 않았는데,

이승하 시인의 ‘시를 잘 쓰기 위한 10가지 방법‘ 중 ’ 시는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을 담아야 한다 ‘는 강좌 예문인 이 시를 찾았다

 

제목 : 물속의 집    이상국

 

그 해 겨울 영랑호 속으로

빚에 쫓겨온 서른세 살의 남자가

그의 아내와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가던 날

미시령을 넘어온 장엄한 눈보라가

네 켤레의 신발을 이내 묻어주었다

 

고니나 청둥오리들은

겨우내 하늘 어디선가 결 고운 물무늬를 물고 와서는

뒤뚱거리며 내렸으며

때로 조용한 별빛을 흔들며

부채를 청산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인근 모래기*까지 들리고는 했다

 

얼음꽃을 물고

수천 마리 새떼들이 길 떠나는 밤으로

젊은 내외는 먼 화진포까지 따라나갔고

마당가 외등 아래서

물고기와 장난치던 아이들은 오래도록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애들이 얼마나 추웠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의 뺨을 적신다

 

그래도 저녁마다

울산바위가 물 속의 집 뜨락에

오래가는 놀빛을 떨어뜨리고 가거나

산 그림자 속 화암사 중들이

일부러 기웃거리다가 늦게 돌아가기 때문에

영랑호는 문을 닫지 않는 날이 많다

 

그런 날은 물속의 집이 너무 환하게 들여다보였다

 

부제 :95년 1월, 빚 때문에 영랑호에 와 자살한 한 가족을 위하여'

<현대시학 1996년 2월호>

2024. 07. 25 오후 늦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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