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을 두들겨 부드럽게 해
볼일을 보던 중 삼 시절
형이 미군부대에서 가져왔다며
자량삼아 "이게 뭐냐" 물으며 보여준
솜털구름 보다 부드러울 것 같던
난생 처음 봤던 두루마리 화장지
세월의 변천 따라 탄생한 비데에 앉을 때면
죄스러워 그려지는 아부지.
살아계실 때
작은 효도라도 한다며
그렇게 애써 봤는데
칠순 기념품 삼아 달고 사신 무릎 관절염
비아이디이티는 몰라도
무픞 구부리지 않고 볼일 볼 수 있게 해주는
자식 놈 있어 행복했다
그런대로 잘 살아 왔다
위안 하셨을 아부지신데.....
그것 하나 못해드린 소생도 늙어 갑니다.
아부지 만날 그 날까지
아침이면
자식 놈 코끝을 어루만지시겠지요.
아부지 사랑합니다.
2020.09.14 주말 시골에 가, 정낭에서 볼일을 본 후면
더욱 곰씹게 되는 큰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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