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하기 힘들어 버리자는 아들 말에
내키지 않는 내색으로 그러자 답해놓고
몰래 등분무기 지고 소독하신 모양
'너의 아버지.
나무 아랫도리만 적시고 농약으로 목욕하시더라'란
소태 띠기 아지매 말씀에
오년 소출 이상 값을 치러 자동 등분무기 마련했으나
시간 없다 힘든다 미루기만 했네.
돌아가시고 난 지금
자동분무기 아까워 평생 품어야 할
아버지 등짝 같은 동네 어귀 쪽 밭.
아버지는
왜 큰 밭 젖혀두고
손바닥만 한 이 쪽밭에 더 미련을 두셨을까?
아마
육 남매 애중지 기른 징표로 여겼셨나 봐.
그늘에 앉으니
땀 마르고, 숨은 고르지나
괜스레 코끝이 찡~ 해지네.
2020.06.08 아버지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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