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리셋/호작질

멍 때릴 때

구절송 2021. 12. 9. 10:41

의자에 앉아

목 뒤로 깍지 끼고 힘주며

뒤로 제껴 눈을 감는다

생각은 시골로 날아간다

일요일 시골 밭

두 지인에게 선물할 헛개량 오과피 열매 손질하고

나무는 십 센티 간격으로 자르다 잠시 쉬면서 생각한다

말을 많이도 더듬던

만희는

왜 그 추운 겨울 못가에 앉았다 빠져 죽었을까

동네 귀퉁이 탱자나무 집

금순이는

서울 부잣집에 취직하려 가면서 

엄마 동생 붙잡고 그리도 슬피 울었는데

지금쯤 잘 살고 있을까

추석칠 내복 자랑하려 내복만 입고 동네 두세 바퀴 돌던 그때를 생각하다

붉어진 빰 어루만지니 졸음이 물러간다

 

211208 오후 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