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리셋/호작질

한 옛날

구절송 2021. 5. 27. 14:53

하간지 들판 길

먹을 것 없던 시절

나락 한 줌 손에 쥐고

입 빨로 까먹으며

껍질 연신 테테 뱉으며 학교에 간다

 

하간지에 사시는 분이

딸레미 뚝 위에 앉혀 놓고

물퍼낸 웅덩이에서

국해 파헤치며 미꾸라지를 잡는다.

집에 가자 보체는 딸레미에게

"아구빠리 국해덩이에

확 처박기 전에

입 다물어라"란 소리에도

배시시 웃던 그 아이가 보인다

 

이젠 한갑자 가까운 나이일 텐데.

 

2021.05.27 느슨한 오후의 호작질 / 2018년 낙서한 것 옮겨 옴

 

1972년 고3시절